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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올해로 예비군 오 년 차가 되어, 전반기 향방작계훈련을 다녀왔다. 여섯 시간 짜리인데 출결상황 점검하고 나니 영화를 하나 틀어주더라. 그게 바로 저것, 「용서받지 못한 자」 국방부에서 대충 만든 예비군 교육용 비데오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러닝타임 내내 불편하고 씁쓸한 맛이 입안에 맴도는 영화.

영화에서 여과없이 보여줬다는 군대의 잔혹한 현실을 나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엿같은 공익요원질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하는데에 무리는 없었다. 특히나 내가 있던 곳은 절반이 중졸자에 문신하나쯤은 박고다니는, 일인칭을 '형'으로 쓰는 사람들이 넘쳐나던 곳이라... 그런 인간들을 이제 다시 볼 일은 없겠지.

문득, 대한민국 남성이 삼십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보수화 되는 것은 군대, 싸나이즘 등의 영향이 크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다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체제 속에서 억지로 보내는 이 년은 간접적인 공포 정치의 체험이자, 신분 제도 학습이라고도 비약할 수 있겠다. 누군가 말했다. 이 년만 참고 나면 다 추억이라고. 거짓말이다. 인생에서 가장 엿같은 기록이다. 가장 먼저 삭제하고 싶은 기록이다. 뭐, 사람에 따라 정말로 즐거웠던 사람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이 말뚝을 박고 대령까지 가는 거 아닐까.

대를 물려 계속될 군역의 굴레에 희생될 한국의 소년들과 청년들이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더럽고 불편한 진실에 관하여.
by D˙Arcy | 2009/06/20 19:52 | Cin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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